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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내란 부인' 尹에 일침한 군인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내란 부인' 尹에 일침한 군인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尹 두 번째 형사재판
尹 "계엄은 가치중립, 칼 썼다고 살인인가"
조성현 1경비단장·김형기 특전대대장 증인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 두고 공방 이어져
김 대대장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앉아 변호인단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군인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건 재판 증인으로 나온 군인들을 향해 윤 전 대통령 측은 증언 '흠집내기'에 힘썼지만, 이들은 '의원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일관되게 말했다. 적극적인 임무 수행을 하지 않았기에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고도 했다.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이고 졸거나 침묵을 이어가던 윤 전 대통령은 오후 5시가 넘어서 약 8분간 직접 발언에 나섰다. 그는 "'칼'을 썼다고 해 무조건 '살인'이 아니듯 민주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헌법기관을 동시에 무력화하고 장악해야 '내란' 관점에서 재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끌어내라' 지시 가능하냐…"불가능하면 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전날(21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앞선 기일에 이어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중령)이 윤 전 대통령 측 반대신문을 위해 출석했다.
 
조 단장은 계엄 당일 밤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본청 내부에 진입해 국회의원을 외부로 끌어내라는 지시를 명시적으로 받았다고 재차 증언했다. 지시를 받은 조 단장은 사령관에게 재고를 요청했고 국회로 넘어오는 후속부대가 서강대교 북단을 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가 '끌어내라 지시'가 가능하냐고 따져 묻자, 조 단장은 "불가능한 지시를 왜 내리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계속해 '정당성을 떠나 군사 작전적으로 가능했느냐'고 질의하자 "그게 군사 작전적으로 할 지시입니까. 그 상황에서 임무를 받고 '이상 없습니다'라고 할 사람이 있겠느냐"라고 맞받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는 것 아닌가"라고 공격했고, 조 단장은 "특정 기억은 더 또렷해질 수 있단 걸 알았다"고 받아쳤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또 "계엄을 막은 군인으로 칭송받고 있다"며 "군 지휘계통 군인은 모두 기소되거나 징계받았는데, 증인은 그렇지 않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흔들림 없이 증언을 이어 가던 조 단장을 향해 "의인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비꼬았던 상황과 마찬가지로 '증인 흔들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계엄 당일 밤은 '이례적'이었고, '당황스러웠다'고 떠올렸다. 검찰 측이 판단 근거를 묻자, 조 단장은 "군에게 명령은 굉장히 중요하다. 목숨을 바쳐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다. 그런데 조건이 있다. 반드시 정당하고 합법적이어야 한다. 명령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가를 방위하는 육군으로 귀결돼야 한다"며 "그런데 제게 준 명령이 그랬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시민들이 우리를 막고 의원을 끌어내라는 임무 등을 통해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건 군 생활을 25년간 했기 때문에 구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尹발언 부메랑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두 번째 정식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형기 대대장 역시 이날 출석해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으로부터 '국회 담을 넘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를 '윤 전 대통령의 지시라고 이해했냐'는 취지의 질문에 "여단장이 곽종근 전 특수전 사령관과 전화했고, 정확하게 대통령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고 답했다.
 
김 대대장은 증인 신문 말미에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이등병으로 입대해 군생활 23년차가 됐다고 말하며 "조직에 충성해왔고, 그 조직은 제게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는 임무를 부여했다"고 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2013년 검사 시절 윤 전 대통령의 존재감을 대중에 각인시킨 발언이다. 윤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수사 당시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췻선의 부당한 수사 지휘를 폭로한 바 있다.
 
김 대대장은 미리 준비해 온 발언을 읽어 내려가며 "12월 4일 받은 임무를 어떻게 수행하겠나. 저는 조직에 충성하겠다"며 "제 부하들은 아무것도 안 했고 그 덕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덕분에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상급자 명령에 복종하는 건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는 임무를 부여했을 때 국한 된다"며 "차라리 저를 항명죄로 처벌해 달라"고 말했다.
 
김 대대장은 '질서 유지'를 위해 군경을 투입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과 달리, "질서유지는 우리 군의 임무가 아니"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질서 유지하는데 총을 왜 가져갑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해 방청석에서도 허탈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윤 전 대통령은 재판 말미에 "계엄이 선포되면 군인이 질서유지하는게 원칙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병력들이 흥분한 상태였다. 들어가서 (의원들을)'끄집어내라'고 했다면 그대로 이행했을 것"이라며 소극적 임무 수행으로 계엄 당일 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았었다고 증언했다. "만약 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병력이 움직였다면 '폭동'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부에서 최초로 내려온 명령은 "실탄과 공포탄을 지급하라"는 것이었다면서 "탄약고 담당자가 비상소집 명령을 하달 받지 못했다"며 탄약고를 열 수가 없어 챙기지 못했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졸다가 눈 떠 강변 尹 "내란 아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두 번째 정식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대통령이 형사 법정에 선 모습이 이날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7분쯤 구속 피고인 등이 들어오는 피고인 전용 통로를 통해 법정에 들어선 뒤 둘째 줄 가장 안쪽자리 피고인석에 앉았다. 촬영을 위해 플래시가 터지기도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카메라를 쳐다보지 않고 굳게 입을 다문 채 맞은편 검사석을 응시했다.
 
증인 신문 과정에서 입을 열지 않던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 7시간을 넘겨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재차 폈다. 그는 계엄령을 '칼'에 비유했다. "계엄은 가치중립적이고 하나의 법적 수단에 불과하다"며 "칼과 같다고도 할 수 있다. 칼을 썼다고 무조건 살인이라는 식으로 도식적으로 보면 안 된다"고 강변했다.
 
비상 계엄 선포 그 자체를 '내란죄'로 연결할 수 없다는 논리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사건에서 보듯 아무도 다치거나 유혈사태가 없었고 처음부터 그걸 감안해 실무장 시키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공판기일 일정을 올해 12월까지 미리 정했다. 윤 전 대통령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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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VER제너두2025-04-22 09:35:02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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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펑문회보고 깜짝놀럈다 장성들의 이념관과 국가관에서 이렇게도 나약하고 오합지졸인 군대의 지휘자들이 있었다니 정말로 놀라지않을수 없엇다. 정말 이런 당나라군대가 한국군대였다니 부끄러울정도다 . 군인은 명령에죽고 명령에 산다.

  • NAVERAngberella2025-04-22 09:16:24신고

    추천2비추천0

    다 필요없고, 내란수괴는 사형이다!!!

  • NAVER달은어디2025-04-22 09:10:29신고

    추천2비추천0

    홍준표, 오세훈, 한덕수, 한동훈, 김문수..
    이면박, 바그내, 윤썩... 참 한심한 인생들이다

  • NAVER외국인과나그네2025-04-22 09:08:23신고

    추천3비추천0

    칼을 휟둘렀는데 상대가 안 다치면 처벌할수 없다?

  • NAVER펄하버2025-04-22 08:44:17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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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말 들으면 창피하지 않냐? 모름지기 공직자라면 공은 부하에게 돌리고 책임은 자신이 지는 자세를 보여야 되는데 윤석열은 모든 책임을 부하에게 뒤집어 씌우고 자신은 빠져 나가려 온갖 술수를 쓰고 있으닌 만인으로부터 비아냥을 받는 것이다.
    윤석열이 무기징역이나 사형 선고한 후, 내란에서 나라를 구한 곽종근 중장, 조성현 대령, 김문상 대령, 김형기 중령에게는 훈장을 수여해야 마땅하다.

  • KAKAO꼴뚜기2025-04-22 08:34:18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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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윤가넘 사람에 충성하지않느다 샘통이다 윤가넘 입만열면모든말이 거짓말 조성현단장,김형기대대장 대한민국의
    진정한 군인 이십니다

  • KAKAO고치면미인2025-04-22 07:55:34신고

    추천10비추천0

    조성현 단장,김형기 대대장 외 ~
    국민을 위한 나라를위한 참 군인 입니다.
    이런 분들이 나라를 국민을 살린겁니다.
    끝까지 윤수괴와의 전투에서
    승리합시다욧!
    국민이 응원합니다.

  • KAKAO포에버2025-04-22 07:33:51신고

    추천7비추천0

    선진 대한민국을 독재에서 건진 참 군인분들 정말 감사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