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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노인도 달리게 만드는 로봇

노인도 달리게 만드는 로봇, 얼굴 혈색으로 건강진단···헬스케어 기술 쏟아져[CES2024]

김상범 기자입력 2024. 1. 12. 06:14수정 2024. 1. 12. 14:50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위로보틱스의 웨어러블 로봇 ‘윔(Wim)’을 입고 걷는 모습. 김상범 기자

이게 로봇? 그런데 너무 작다. 여성용 핸드백 크기의 배터리와 모터, 그리고 팔뚝 길이의 구동용 프레임이 전부다. 국내 로봇기업 위로보틱스가 만든 착용형 보행 보조로봇 ‘윔(WIM)’이다.

허리에 차고 ‘보조 모드’를 켠 채 걸어봤다. 평지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았으나 오르막길에서는 “이거 진짜다”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걸음에 맞춰 기계가 다리를 자연스럽게 들어올려 주니, 당연히 느껴져야 할 근육의 부하가 한결 가벼워졌다.

 

위로보틱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용재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윔은 사용자가 가려는 방향과 의도를 인식한다”며 “인공지능으로 보행 데이터를 수집해 그에 걸맞는 보조를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4’의 핵심 볼거리 가운데 하나는 ‘헬스케어’ 관련 전시다. 신체를 ‘보조’해주는 기기들이 다수 전시됐다. 70~80대 노년층을 타겟으로 개발한 윔도 그 중 하나로, 이번 CES에서 로보틱스 등 2개 분야 혁신상을 받았다. 무게는 1.4kg으로 생수 한 병 정도의 무게지만 걷는 데 드는 에너지는 최대 20% 줄일 수 있다.

지난해 위로보틱스가 노인 100명을 대상으로 4주간 테스트한 결과 언덕·계단 코스도 부담 없이 오를 정도로 활동량이 대폭 늘었으며 심리적인 위축감도 한결 줄었다고 한다. 많은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건설현장 등에서도 환영받는다고 한다.

프랑스 스타트업 위딩스가 CES에 전시한 가정용 건강진단장치 ‘빔오’. 김상범 기자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의 ‘누라로직스’ 전시관에서 안면 혈류를 분석해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아누라’를 시연해 보는 모습. 김상범 기자.

‘쉽고 빠르게’ 건강과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도 중요하다. 캐나다 헬스테크 기업 누라로직스는 ‘아누라(Anura)’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얼굴을 읽어 건강 진단을 내려주는 기술인데 이 역시 CES 혁신상을 받았다.

30초 동안 안면 혈류를 분석해 혈압, 체질량지수(BMI), 심박변이도, 피부나이 등 100개 이상의 지표를 내놓는다. 직접 해 보니 혈압은 116/80mmHg , 심박변이도 50.5, 체질량지수(BMI) 21 등의 결과가 나왔다. 마지막으로 병원에서 받은 건강검진 결과와 얼추 비슷했다.

 

부스 담당 직원 크리스 린은 “통제된 환경에서 실험자 4000여명에게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자체 AI 알고리즘을 만들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스타트업 위딩스는 체온·심전도·혈중산소수치 측정, 심장·폐 모니터링 등의 기능을 TV리모콘 크기의 작은 기기에 담은 가정용 건강진단장치 ‘빔오’를 선보였다. 중국 기업 디루치는 코골이 방지 베개를 전시했다. 코를 골 때 나타나는 움직임을 모니터링해 베개의 높낮이를 조절해 주는 방식으로 코골이를 줄여준다.

영국의 스타트업 자이로기어는 파킨슨 환자들의 손떨림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내부에 안정화 센서가 부착된 ‘자이로글로브’라는 장갑을 이번 행사에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