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의 독백
젊었을 때는 돈이 없어서 못 쓰고 결혼해서는 집 산다고 재형저축 쩨쩨하게 살았다.
중년이 되어서는 애들 대학 보낸다 허리띠 졸라매고
늙어서 돌아보니 나는 간데없고 노인 하나 앉아 있다.
이는 흔들리고 임플란트 겁난다 한두 개라면 몰라도...
무릎 속엔 쥐새끼 한 마리가 산다. 움직이면 찍찍 소리 내며 지랄이다.
잉크 번진 신문활자 읽을 수가 없어 안경 끼고 안경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걸으면 숨차고 달리면 다리 아프고 앉으면 허리 아프고 누우면 여기가 관인가?
좋은 직장 나가는 며느리 얻었노라 자랑했더니 애 봐주느라 골병이고
자식한테 어쩌다 용돈 한번 타고나면 손자 신발 사주고 빈털터리 금방이네.
효도관광하래서 마지못해 나갔더니 다리가 후들거리고
외로운 집에서 이쁜 손주 안 올 때는 눈 빠지게 보고 싶고
오랜만에 와서는 이방 저 방 뛰어다녀 축구공에 맞은 듯 정신줄이 혼미하다.
마음만 청춘이면 미친 거지 정상인가 마음도 노인 몸까지 노인
견디다 버티다 더 이상 막히면 출소가 없는 요양원이라네~
비싸게 돈 주고 감옥에 간다. 석방도 안 해주고 탈옥도 할 수 없는 곳
무기징역 모범수 되면 감형될까? 그것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죄지으며 살았으니 별 수가 없구나.
공소시효 있으면 안 가도 될까? 아하~ 그것이 인생인가 보다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날 계명 주의 철학자 데카르트가 말했다. (0) | 2022.09.27 |
---|---|
리플리증후군 (1) | 2022.09.19 |
현직 의사의 고발 "병원서 허위·과잉진료와 성폭력이 일어난다" (0) | 2021.06.27 |
대한민국의 인터넷 신조어 목록 (0) | 2021.06.22 |
강형욱, '개들한테 사과한 할머니 사건' 견주에 "그건 집에서나 하는 행동" 일침 (0) | 2021.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