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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족적인 인간 및 행위

박정희 추도식서 눈물 쏟은 이철우..'박정희 지우려는 자들 경부고속도 타지마' 펼침막도

       박정희 추도식서 눈물 쏟은 이철우..'박정희 지우려는 자들 경부고속도 타지마' 펼침막도

[경향신문]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도식이 26일 구미에서 열렸다. 구미시장은 민선 단체장 가운데 처음으로 행사에 불참했고, 참석자들은 추도사 등을 통해 이를 비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도식이 26일 오전 경북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추모관에서 초헌관을 맡아 제례에 임하고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이날 오전 10시30분쯤 경북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고인의 39주기 추도식이 개최됐다. 행사에는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파독 간호사 10명을 포함해 주민 등 5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해 예년보다 적은 수준을 보였다. 주최 측인 ‘박정희대통령 생가보존회’는 지난해 추도식에는 1000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힌 바있다.

생가 인근에는 행사 시작 1시간여 전부터 박 전 대통령 지지자와 주민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부 지지자는 생가 입구에서 ‘박정희 지우기 장세용과 촛불 독재 막아내자’ ‘박정희대통령을 지우려는 자들은 경부고속도로에 발도 들여놓지마라’ 등이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반발하기도 했다. 또 일부는 박정희 대통령 역사지우기 반대 서명 운동을 벌였다. 장세용 구미시장이 추도식에 불참한 것을 비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도식이 26일 오전 경북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가운데, 일부 지지자들이 행사장 앞에서 장세용 구미시장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힌 펼침막 등을 들고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도식이 26일 오전 경북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가운데, 일부 지지자들이 행사장 앞에서 장세용 구미시장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힌 펼침막을 들고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도식이 26일 오전 경북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가운데, 일부 지지자들이 행사장 앞에서 박정희 역사지우기 반대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장 시장은 당초 추모식에 참석해 초헌관(初獻官·첫 잔을 올리는 사람)을 맡지 않고 헌화만 하는 안 등을 두고 고민을 거듭했지만 결국 불참했다. 역대 민선 단체장 가운데 처음이다. 전임 김관용·남유진 시장은 각 3차례 연임하는 동안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과 탄신제에 모습을 보였다. 다만 장시장은 이날 조화를 보냈다.

앞서 지난 17일 장 시장은 대구에서 열린 언론인 초청 토론회에서 “전임 (남유진) 시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반인반신’이라고 발언했고 ‘좌파와 전쟁을 하겠다’고도 했는데, 이런 부분이 제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등이라고 언급하며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세용 구미시장이 보낸 조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 안에 놓여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39주기 추도식에는 장세용 시장을 대신해 이묵 부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추모식 현장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수행하는 역할을 했다. 이에 행사장에서 만난 한 50대 남성은 “(장 시장이) 지지자들의 뜻에 반하기 때문에 추도식에 불참한다고 했는데, 그런 사람이 무슨 구미의 시장이냐. 그 사람들(지지자)만의 시장이다”고 비판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지지 단체에서 그 동안 장세용 시장과 가족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었고, 고심 끝에 시장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일부 부정적인 여론이 나오는 등 (장 시장이) 정치적으로 부담을 지게될 것 같아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장 시장은 오는 11월14일 열리는 박 전 대통령 탄신제에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도식이 26일 오전 경북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행사는 추모제례를 시작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경례’ ‘식사’ ‘추도사’ ‘생전 육성 청취’ ‘진혼곡 연주’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모제례가 26일 오전 경북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내 추모관에서 진행되고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주최 측인 박정희대통령 생가보존회의 요청으로 참석했다. 이 지사는 구미시장을 대신해 추모관에서 열린 제례의 초헌관을 맡았다.

이 지사는 이날 추도사를 읽던 중 감정에 복받힌 듯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는 “살아 생전 님께서는 국민들이 굶주림 없이 모두가 배불리 잘 살아야 한다는 고뇌에 단 하루도 편히 잠 못 드시고 국민을 위해 헌신했다”면서 “조국 근대화와 새마을운동, 민족중흥과 부국강병의 그 확고한 철학과 원대한 비전으로 최빈국에서 세계 12위 경제대국으로 만드신 위대한 지도자시다”고 말했다.

또 “경북도는 (박 전 대통령이) 그렇게 외치셨던 새마을운동을 세계 빈곤국가를 대상으로 뚝심으로 계속 추진하겠다”면서 “일생을 조국과 민족을 위해 사셨던 지도자의 빛나는 업적을 지켜가면서, 정성과 열의를 하나로 모아서 빛나는 모습으로 영도자께 보답해 드리겠다”고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읽고 있다. 그는 발언 중 감정에 복받힌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이철우 지사는 평소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존경한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말해 왔다. 이 지사는 당선인 신분으로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마을 정신은 우리 민족 5000년의 가난을 끊은 가장 위대한 업적의 중심에 서 있는 정신으로, 세계 수십여개 국에 수출돼 찬사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여야를 초월해서 가꾸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백승주 한국당 국회의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읽고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장세용 시장 불참 등에 대한 비판 발언도 나왔다.

백승주 한국당 국회의원(구미 갑)은 “지난 39년 동안 일부 정치세력은 박정희 대통령의 역사적 공헌과 정신을 폄하하려는 노력을 진행했다.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러한 노력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면서 “금오산 흙 전부를 한 사람의 밥그릇에, 또 낙동강 물 전부를 한 사람의 물그릇에 채울 수 없다. 박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한 사람의 정치구상에 담아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박정희 역사를 지우고 구미에서 박정희 흔적을 지우려 하는 일은 부질없는 정치낭비이자 역사낭비이고, 구미시민의 자존심을 자학하는 일이라고 단언한다”고 덧붙였다.

장석춘 한국당 경북도당위원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읽고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장석춘 한국당 경북도당위원장은 “문재인정부 1년이 지났지만 경제 등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난을 물리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통령님의 탁월한 지도력이 그립다”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진 대통령님의 업적을 지우기 위해 일부 세력들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역사지우기에 혈안이 돼 있다. 당신의 업적을 지키고 이어가기 위해 어떠한 억압과 탄압이 있다 해도 기필코 지키겠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안에 26일 박 전 대통령 내외를 형상화한 그림판이 세워져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역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출생과 사망을 추모하는 행사장에서는 논란이 된 발언이 쏟아졌다.

2014년 10월26일 35주기 추도식에서는 남유진 전 구미시장은 추도사를 통해 “그립고 그리운 박정희 대통령 각하의 영전에 43만 구미시민들의 마음을 모아 추모의 정을 올린다. 님의 업적은 365일 되새기고 되새겨도 새록새록 커져만 가는 위대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구미 땅에서 태어나신 님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로 쓰셨으니, 우리 구미 사람들은 그 역사의 모태가 바로 구미라는 자부심으로 행복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도식을 1시간여 앞두고 일부 시민이 경북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남 전 시장은 2013년 11월14일 96회 탄신제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반신반인’(半神半人)으로 하늘이 내린 천운이라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그해 10월 추도식에서는 심학봉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전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을 가리켜 “아버지 대통령 각하”라고 말했으며,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5·16은) 구국의 결단”이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