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활짝 열어젖히니 싱그러운 봄바람이 코끝을 자극한다. 산들산들한 바람에 마음이 동하여 근처 공원에 자리를 폈다. 봄이 오니 동네 공원은 새 단장을 마쳤고, 새 학년에 올라가 새 친구를 사귄 아이들은 한껏 들떠 있다. 나 역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집 청소를 하고 가구 배치도 새롭게 했다. 이렇듯 만물이 새롭게 바뀌는 ‘봄, 봄, 봄, 봄, 봄’이 왔는데, 아직도 우직하게 한길만 고집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우리 부부의 섹스 체위다.
믿거나 말거나 성서시대 이후 일반화됐다는 바로 그 정상위, 혹은 남성상위로 불리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그 체위는 남녀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힘을 쓰는’ 것으로 책임의식을 느낄 수 있는 게 ‘미덕’이라나 뭐라나! 하지만 5년, 10년을 변치 않고 한 자세만 고집하는 건 ‘미덕’이 아니라 ‘악덕’이라고 외치고 싶다.
우리 부부 역시 그 ‘악덕’을 몇 년째 이어오고 있다. 아마도 우리뿐 아니라 결혼생활 5년 이상 된 부부들은 대부분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돌이켜보니 우리 부부도 신혼 때는 나날이 새로웠다. 서서도 하고, 누워서도 하고, 엎드려서도 하고, 앉아서도 하고…. 카마수트라 같은 성애 경전을 보고 연마하진 않았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체위들을 따라해본 경험 정도는 있다. 어느 영화에서 본 이른바 ‘풍차 돌리기(남자는 누워 있고 여자는 위에 앉아 삽입한 상태로 남성이 여성을 들어 한 바퀴 돌리는 말도 안 되는 체위)’를 흉내 내려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남편 배 위에 앉아 군인처럼 쪼그려 뛰기로 한 바퀴를 돈 적도 있다. 후훗~.
아무튼 오늘 말하고 싶은 것은 부부들이 섹스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해 늘~ 해오던 섹스 체위를 바꿔보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뭐 ‘풍차 돌리기’나 ‘잔디 깎기’, ‘나사 죄기’ 등 부상 위험이 있는 체위에 도전하자는 건 아니다. 자, 지금부터 ‘밝히는 주부’의 강연에 밑줄 쫙~.
여러 체위 중에 여성상위 체위가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을 터. 여성상위는 등을 보이는 배면 자세와 얼굴을 보는 대면 자세로 응용 가능하고 좋은 점은 클리토리스나 G스폿과 같은 성감대 자극을 여성이 스스로 조절하며 성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당연히 오르가슴에 이르게 된다. 솔직히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체위가 아닐까 싶다.
난 개인적으로 좌위를 좋아한다. 좌위는 여성상위의 응용 자세로 남성 무릎 위에 여성이 올라앉아서 하는 체위다. 옷 벗을 시간이 없을 때(지난 2월호 칼럼에서 말했듯 시댁에서 카섹스를 하게 됐을 시에 유용하다^^) 특히 좋다. 자세도 안정적이고 따뜻함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으며 또 섹스를 하면서 남편이 가슴을 애무해주기에도 딱 좋은 자세다. 조금 더 자극적인 걸 원한다면 남편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서 하는 후좌위를 추천한다.
이 외에도 후배위는 여성이 남성에게 등을 보이면서 완전히 엎드려 있거나 아니면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남성이 여성의 엉덩이 뒤쪽에서 하는 체위를 말한다. 측위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 옆으로 누운 자세다. 난 개인적으로 이 자세는 싫어한다. 솔직히 깊이 자극되지 않아서 하는 둥 마는 둥이다. 우리 남편은 피곤할 때 내가 원하면 가끔 측위 자세로 ‘의무방어’에 임하는데,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다.
“이 자세는 격렬하지 않아서 싫어!” “암튼, 편히 쉬는 꼴을 못 봐요…. 알았어, 알았어.” 하지만 측위도 장점은 있다. 편안하고 안정된 체위로 체력 소모가 적어 남성에게는 섹스 시간을 길게 지속해주며, 아이가 옆에서 자고 있을 때도 슬쩍 이용할 수 있다.
입위는 서서 하는 체위다. 평상시 침대에 누워서만 하던 섹스에서 벗어나 서서 하는 자세의 결합이 매우 대담하고 자극적이므로 신선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부부가 목욕을 함께 하면서, 또는 주방에서 설거지하고 있을 때 등 뒤에서 할 수 있다. 물론 키나 체중 등 체격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주의점.
이렇듯 남성상위, 여성상위, 좌위, 후배위, 측위, 입위가 일반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체위다. 여기에 다리를 든다든지 꼰다든지 방향을 바꾼다든지 여러 자세를 응용하면 된다. 당신의 창의력이 부부생활을 즐겁게 해줄 터이니 과감하게 도전해보자. 내친김에 나도 오늘은 남편이 목욕할 때 살~짝 들어가서 거품으로 애무를 해주고 남편을 변기에 앉혀놓고 흐흐흐~.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여봉~ 오늘 빨리 올꺼쥐~?”
“오늘 우리 팀 회식이야. 늦으니까 먼저 자!”
섹시주부 H는… 자칭 ‘밝히는 주부’ H. 7살 딸을 둔 엄마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만큼 모델 뺨치게 늘씬하고 한 미모 하는 그녀. 이런 마누라 떠받들고 살아도 시원치 않을 동갑내기 남편은 언젠가부터 피곤하다며 H의 손길을 뿌리친다. 가만히 있을 리 없는 H…. 그녀의 솔직한 섹스 이야기가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