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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모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작가의 에세이 제목이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어이없다는 생각이 잠시 들다가 '그래, 그럴 수 있어!' 나도 모르게 인정했다. 상식적으로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면 식욕이 없을 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분식점 떡볶이 냄새에 끌려 갈 때가 있고, 오랜 연인과 헤어진 후 펑펑 울다가도 배가 고파서 라면에 밥까지 말아 먹을 때도 있다. 이러한 어이없는 상황을 우리는 종종 마주한다. 우리 마음속에는 양립할 수 없는 상반된 마음이 양립할 때가 있다. 이러한 상태를 모순이라고 한다.

모순은 사전적으로 '어떤 사실의 앞뒤, 또는 두 사실이 이치상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네이버 국어사전)이다. 운동은 싫은데 날씬해지고 싶고, 등산은 싫은데 정상의 멋진 뷰는 보고 싶고, 공부는 안 했는데 시험 성적은 좋고 싶은, 우리 마음속에는 모순들이 여기저기 샘솟는다. 이러한 상태를 마주하면 우리는 불편해하고 괴로워한다. 이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둘 중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다. 힘들고 싫지만 참고 운동을 하거나 아니면 운동을 포기하고 살찌는 자신을 받아들이면 된다. 그렇지만 우리의 마음속 한구석에는 불편함이 남아 있기 마련이다. 상반된 마음이 양립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모순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해결사가 있다면 당연히 그것을 찾기 마련이고 생활 속 깊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모순을 해결해주는 훌륭한 해결사들이 있다. 몽롱한 아침을 깨워줄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이 간절할 때, 하지만 직접 만들기는 귀찮고 나가서 커피 전문점에서 사 오긴 싫은, 먹고 싶은 마음과 귀찮은 마음이 양립할 때 이러한 모순 해결사, 네스프레소. 네스프레소 캡슐 하나면 해결 그리고 툭 한마디 던진다. '딴 거 뭐 있어?(What else?)'. 또 하나의 모순. 여행은 가고 싶지만 우리 집처럼 편하게 쉬고 싶은 마음이 충돌할 때, 이러한 모순을 한 방에 해결해주는 에어비앤비. 전 세계 가정집들이 숙소로 연결돼 있는 또 다른 우리 집 같은 휴식처, '언제 어디서나 우리 집처럼(Belong Anywhere)' 에어비앤비. 우리는 상대방에게 말하고 싶지만 직접 하기 싫을 때가 참 많다. 우리가 빈번히 겪는 일상 속 모순이다. 이를 문자와 이모티콘으로 해결해준 카카오톡. 국민 메신저인 이유로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끼니때마다 겪는 모순, 몸에 좋은 잡곡밥을 먹고 싶지만 밥 짓는 데 손도 많이 가고 맛도 별로 없는 상황을 자주 마주한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해주는 햇반. 밥 소믈리에가 만든 맛있는 잡곡밥을 편리하게 삼시 세끼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이렇듯 일상 속 모순을 해결해주는 브랜드는 국민과 함께하는 생활 밀착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된다. 오늘도 아침은 진한 네스프레소 한 잔, 저녁은 맛있는 잡곡밥 햇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