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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이야기

100원 동전 속 이순신 얼굴 결국 바꾼다..5000원·1만원·5만원권도 교체할 듯

 

100원짜리 동전에 새겨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조만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영정을 그린 작가의 친일 행적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해당 영정의 표준영정 지정 해제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화폐 도안에 반영된 위인 초상에 대한 정부의 표준영정 지정이 해제될 경우 한은은 도안 변경을 검토할 계획이다. 표준영정은 한 인물의 영정이 난립하는 것을 막고자 문체부 장관이 하나로 지정한 것이다. 그동안 한은은 화폐의 공공성을 고려해 정부가 정한 표준영정을 화폐 도안으로 사용해왔는데, 이순신 장군 등 화폐에 담긴 영정을 그린 작가들의 친일 행적이 문제가 되면서 화폐 도안 변경을 검토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현용 화폐 가운데 100원화(이순신) 5000원권(율곡 이이) 1만원권(세종대왕) 5만원권(신사임당) 속 위인을 그린 표준영정 작가들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했다. 이순신 영정은 장우성 화백이, 이이와 신사임당 영정은 김은호 화백이, 세종대왕 영정은 김기창 화백이 그렸다. 가장 먼저 도안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화폐는 100원 동전이다. 지난 6월 현충사관리소는 100원 동전 속 표준영정에 대한 지정 해제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에서도 지정 해제 여부를 심의 중이며 조만간 결론이 날 전망이다.

장우성 화백이 그린 충무공 영정은 1983년부터 100원짜리에 새겨져 왔다. 앞서 장 화백이 그린 유관순 열사 영정은 1978년 표준영정이 됐다가 이후 지정이 해제됐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지정 해제 신청이 접수된 것은 100원뿐이어서 해제 여부가 결론이 나면 100원짜리 모습이 가장 먼저 바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원짜리는 기존 동전을 녹여 새로 만들면 되기 때문에 크기나 재질이 바뀌지 않는 이상 교체에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000원권 1만원권 5만원권 등 지폐는 표준영정 지정 해제 신청이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충무공 영정 외에 나머지 친일 논란이 있는 화가가 그린 영정 13위를 소유주 신청 없이도 문체부가 지정 해제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화폐 속 영정 사진 교체를 추진한다. 셔터스톡

10일 한국은행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순신 표준영정 지정을 해제하면 100원 주화 도안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표준영정은 선현의 영정이 난립하는 걸 막기 위해 문체부 장관이 지정한 영정을 말한다. 한은은 화폐의 공공성을 고려해 이 표준영정을 화폐 도안으로 사용해왔다. 표준영정 지정이 해제되면 화폐 속 도안도 바꾸겠다는 것이다.

100원 주화 속 이순신 영정 사진은 친일 행적 화가 장우성 화백이 그렸다. 5000원권(율곡 이이), 1만원권(세종대왕), 5만원권(신사임당)에 그려진 정부 표준영정의 작가도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됐다. 이이와 신사임당 영정은 김은호 화백이, 세종대왕 영정은 김기창 화백이 그렸다.


지폐 교체하려면 4700억원 들 것으로 예상

가장 먼저 바뀌는 건 100원 동전이다. 이 영정은 1983년부터 100원짜리에 새겨져 왔다. 한은 관계자는 “충무공 영정의 표준영정 지정 해제 여부가 가장 먼저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100원짜리는 현재 동전을 녹여서 새로 만들면 되므로 크기나 재질을 바꾸지 않는 이상 교체에 큰돈이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5000원권, 1만원권, 5만원권 지폐는 아직 표준영정 지정 해제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 하지만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충무공 영정 외에 나머지 친일 논란이 있는 화가가 그린 영정 13위를 소유주의 신청 없이도 문체부가 지정 해제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화폐 속 영정 사진 교체를 추진한다.

한은 관계자는 “친일 화가의 영정이 쓰인 은행권도 표준영정 지정이 해제되면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3종의 지폐를 바꾸는 데는 약 4700억원의 돈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실제 국민이 새 돈을 사용하기까진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일단 문체부가 새 표준영정을 확정하는데 2~3년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은 관계자는 “새 영정을 확정해도 디자인 변경·확정과 적용, 이후 승인 절차 등을 고려하면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은은 이토 히로부미의 글씨가 담긴 본관 머릿돌을 두고 문화재청과 처리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처리 방법으로는 머릿돌의 철거, 머릿돌 속 글씨를 지우는 삭제, 다른 돌로 현재 머릿돌을 가리는 복개(覆蓋),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 설치 등 4가지가 거론된다.

◇지폐 바꾸는 김에 화폐 개혁?

이에 따라 화폐의 액면 단위를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에 대한 주장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수면 위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 달러와의 교환 단위가 천 단위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일본이나 중국도 백 단위의 달러 교환 단위를 쓰고 있다. 교환 단위가 낮을수록 경제적 위상이 높은 국가로 인식되고 환율의 안정성도 높아진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를 할 때가 됐다”며 화폐 개혁 논의에 불을 지폈다. 리디노미네이션을 한다면 현재 1000원을 1환으로 바꾸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할 경우 업무처리 간소화로 인한 비용절감, 자기앞수표 발행 등 관리비용을 감안하면 5년간 약 3조 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지난해 5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리디노미네이션 토론회에서 “지금 안 해도 언젠가 해야 하는 일이고 시기의 문제”라고 말하며 한은을 지원사격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을 반대하는 쪽에서 주장하는 물가 상승 우려도 현재 0~1%대인 저물가인 상황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은과는 달리 기획재정부는 반대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사회적 충격도 큰 사안이고 국민적인 공감대도 필요하며 사전 연구도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화폐단위를 바꾸기 위한 법적 절차는 복잡하다. 통화단위를 규정하고 있는 한은법뿐만 아니라 조폐규정과 교환비율 등도 정해야 하고 현금인출기(ATM)와 같은 전산상 법적 기준도 변경이 불가피하다. 또 위변조 방지를 위한 기준도 변경된다. 한은 이를 위한 준비 기간만 약 10년 넘게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리디노미네이션을 위한 비용이 최소 2조6000억 원에서 최대 10조 원까지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