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혹시 사이코패스일까요

사이코패스(psychopath)

 

제가 혹시 사이코패스일까요? TV나 인터넷을 보면, 살인범들이 흔히 사이코패스라고 하더라고요. 공감능력이 부족하면, 사이코패스라던데, 전 아무래도 공감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분노와 복수심 같은 안 좋은 감정도 자주 느끼고요. 이러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무슨 사고라도 치지 않을까요?

요즘 사건 사고를 방송하는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 성격장애, 바로 이 사이코패스(Psychopath)각주1) 죠.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성격이니 당연히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 <양들의 침묵>부터 시작해 많은 범죄영화와 드라마의 단골소재로도 쓰이고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Sociopath)각주2) , 반사회성 성격 모두 언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데, 사실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가장 포괄적인 용어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입니다. 사이코패스는 그중 극소수에 해당하며, 소시오패스는 사이코패스와 비슷하지만 그 원인과 양상이 약간 다른 경우입니다. 사실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라는 말은 이제 정식진단용어로는 잘 쓰지 않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개념상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으며, 사회적 규범을 지키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에 잘 공감하지 못하고, 죄책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발달과정에서 도덕적 기준을 형성하는 초자아가 형성되지 않아 이러한 성격이 형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ADHD와 관련 있으며, 범죄를 저지르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 중 일부라고 보시면 됩니다.

언론에서 화제가 되다 보니 인터넷에서 사이코패스 자가진단 테스트를 해보고 결과가 안 좋으면 자신이 사이코패스가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단은 이렇게 걱정한다는 것 자체가 본인이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거니 안심해도 좋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사이코패스가 아닌가 걱정할 정도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죠.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같은 반사회성 성격의 핵심적인 공통점이 타인에 대한 인간적인 공감과 애정이 없다는 것이라는 사실은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줍니다. 이런 특성들은 보통 사람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죠. 특히 인터넷상에서 쉽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남의 불행을 조소하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이들이 그러한 경우입니다. 도덕성의 부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 결과를 생각지 않고 저지르는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사이코패스처럼 느껴진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