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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바람의종류

바람의 종류

 


‘바람’(風) 이야기 한 번 해보자. 요즘의 화두처럼 떠오르는 단어기도 하니까.

 

공기의 흐름을 바람으로 정의하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기 중의 여러 물질들이 움직이는 것, 그 흐름인데, 공간적 규모, 속도, 원인, 발생지역, 영향 등에 따라 분류가 되니 이게 제법 복잡하다. 규모에 따라 대규모 바람(대기 대순환), 종관 규모 바람, 중간 규모 바람, 비소 규모 바람으로 나눈다.

 

우리 생활에서 구분되는 바람은 아마도 기상청의 분류법이 가장 익숙할 듯하다. 기상청에서 풍력에 따른 등급을 나눈 '풍력 계급표'에 따르면 바람은 13가지로 분류된다.

 

고요 (Calm)
해상: 해면이 매끈하다
육상: 연기가 똑바로 위로 올라감
풍속: 0.0 ~ 0.2 (m/s)

 

실바람 (Light Air)
해상: 물거품이 없이 잔물결이 인다
육상: 풍향은 연기가 날리는 것으로 알 수 있으나, 바람개비에는 감각 안됨.
풍속: 0.3 ~ 1.5 (m/s)
파고: 0.08 가량

 

남실바람 (Slight Breeze)
해상: 잔물결이 뚜렷해지나 흰 물결이 나타나지 않는다.
육상: 바람이 얼굴에 감촉되고 나뭇잎이 흔들리며 바람개비에 감각됨.
풍속: 1.6 ~ 3.3 (m/s)
파고: 0.15 가량

 

산들바람 (Gentle Breeze)
해상: 물결이 약간 일고 때로는 흰 물결이 많아진다.
육상: 나뭇잎과 가는 가지가 쉴 새 없이 흔들리고 깃발이 가볍게 휘날림.
풍속: 3.4 ~ 5.4 (m/s)
파고: 0.6 가량

 

건들바람 (Moderate Breeze)
해상: 물결이 높지는 않으나 파장이 길어지고 흰 물결이 많아진다.
육상: 먼지가 일고 종이조각이 날리며 작은 나뭇가지가 흔들림.
풍속: 5.5 ~ 7.9 (m/s)
파고: 1.2 가량

 

흔들바람 (Fresh Breeze)
해상: 보통 정도의 파도가 일고 파장이 길어지며 흰 물결이 많고 때로는 흰 거품이 인다.
육상: 잎이 무성한 작은 나무 전체가 흔들리고 강물에 잔 물결이 일어남.
풍속: 8.0 ~ 10.7 (m/s)
파고: 1.8 가량

 

된바람 (Strong Breeze)
해상: 큰 물결이 일기 시작하고 흰 거품이 있는 물결이 많이 생긴다.
육상: 큰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전선이 흔들리며 우산 받기 곤란함.
풍속: 10.8 ~ 13.8 (m/s)
파고: 3 가량

 

센바람 (Near Gale)
해상: 물결이 커지고 물결이 부서져서 흰 거품이 하얗게 흘러간다.
육상: 나무가 전부 흔들리고 걷기 곤란함.
풍속: 13.9 ~ 17.1 (m/s)
파고: 4.2 가량

 

큰바람 (Gale)
해상: 큰 물결이 높아지고 물결의 꼭대기에서 물보라가 날리기 시작한다.
육상: 잔가지가 꺾어지고 걸어 갈 수가 없음.
풍속: 17.2 ~ 20.7 (m/s)
파고: 5.5 가량

 

큰센바람 (Strong Gale)
해상: 큰 물결이 더욱 높아지고 물보라 때문에 시계가 나빠진다.
육상: 건축물에 다소 손해가 있음.
풍속: 20.8 ~ 24.4 (m/s)
파고: 7 가량

 

노대바람 (Storm)
해상: 물결이 무섭게 크고 거품 때문에 바다전체가 희게 보이며 물결이 격렬하게 부서져서 시계가 나쁘다.
육상: 나무가 뿌리 채 뽑히고 건축물에 큰 피해가 있음.
풍속: 24.5 ~ 28.4 (m/s)
파고: 8.8 가량

 

왕바람 (violent Strom)
해상: 산더미같은 파도가 일고 흰 물거품으로 바다 전체가 뒤덮이며 시계가 훨씬 더 나빠진다.
육상: 건축물에 큰 손해가 있음.
풍속: 28.5 ~ 32.6 (m/s)
파고: 11.2 가량

 

싹쓸바람 (violent Strom)
해상: 산더미같은 파도가 일고 흰 물거품으로 바다 전체가 뒤덮이며 시계가 매우 나빠진다.
육상: 보기 드문 큰 손해를 일으킴
풍속: 32.7 ~ (m/s)
파고: 11.3 ~

 

 

그러니까 10월 현재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칠 정치판의 저 바람은 대략 봐서는 ‘센바람’ 정도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 큰바람-> 큰 센 바람-> 노대 바람-> 왕바람-> 싹 쓸 바람이란 다음 단계가 남아 있다. 싹 쓸 바람까지 가지 않고 중간 정도에서 꺼질 수도 있지만 이번 판은 최소한 노대 바람 이상 급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싹 쓸 바람은 늘 희망하는 이는 많으나 거기까지 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대기의 대순환이 크게 영향을 받아 살짝 미치지 않고는 벌어지지 않을 듯하니.

 

순 우리말로 된 바람의 종류도 참 재미나다. 풍력의 계급으로 나눠본 기상청의 그것과는 다르게 뭔가 사계절 속에서 우리가 생활하면서 본 바람의 종류를 나눠놓은 것 같아서 친근감이 든다.

 

 

가수알바람;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갈마바람; 서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뱃사람들이 일컫는 말
강쇠 바람; 초가을에 동쪽에서 부는 센 바람
건들마; 초가을에 남쪽에서 불어오는 선들선들한 바람
꽁무니 바람; 뒤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꽃샘바람; 꽃 피는 것을 시샘한다는 바람

날파람; 무엇이 빠르게 날아가는 결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는 바람
남실바람; 바람이 얼굴에 스침을 느끼며 나뭇잎이 흔들리는, 바다에 잔물결이 뚜렷이 이는 상태의 바람 세기
내기 바람; 산 비탈면을 따라 내리버리는 무덥고 메마른 바람. 바람이 높은 산줄기를 넘거나 또는 산악 지대에 작은 고기압 중심이 있어 비탈면을 따라 내리 불 때 일어난다.
노대 바람; 나무뿌리가 송두리째 뽑히고 건물에 손해를 주며 풍랑이 대단히 심한 상태
높새바람; 동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산을 넘어 내려 부는 마르고 더운 바람
높하늬바람; 북서풍(뱃사람말)

덴 바람; '된바람'이라고도 하며, 북풍을 가리킴.
도새; 주로 동해안에서, 봄과 가을의 흐린 날씨에 부는 안개 섞인 찬 바닷바람(북한말)
된 마파람; 동남풍으로 뱃사람의 말임. = 된마, 든 바람, 샛 마파람
된새바람; 북동풍

마 칼바람; 북서풍
마파람; 남풍. '앞바람'이라고도 함.
맞바람; 양쪽에서 마주 부는 바람.  = 맞은 바람
매운바람; 살을 에는 듯 차갑게 부는 바람
명지 바람; 이른 봄 부드럽게 부는 바람으로, '명주바람'이라고도 함.
몽고 바람; 몽고의 고비 사막으로부터 만주와 중국 북쪽을 향해서 불어오는 건조하고 센 바람.
문바람; 문이나 문틈으로 불어 들어오는 바람
뭍가잔바람; 밤에 차가워진 뭍으로부터 바다 쪽으로 부는 바람(북한말)

박초 바람; 음력 5월에 부는 바람
보라; 재넘이의 한 가지. 고원에서 생긴 찬 공기가 고기압에 밀려서 갑자기 불어 내려오는 차고 센 바람

살바람; 좁은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
색 바람; 초가을에 선선히 부는 바람
샛바람; 동풍을 가리키는 뱃사람들의 말.  농가에서는 '동부새'라고도 함.
서릿바람; 서리 내린 날 아침에 부는 바람
세칼; 서북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소리바람; 초봄에 제법 차갑게 부는, 살 속으로 기어드는 차고 음산한 바람
손돌 바람; 음력 시월 스무날께 부는 몹시 추운 바람
싹 쓸 바람; 육지의 모든 것을 싹 쓸어 갈 만큼 세차고, 바다에는 배가 뒤집힐 정도로 세게 부는 바람.

아랫 바람; ①물 아래쪽에서 부는 바람, ②연 날릴 때 동풍을 이르는 말
옆바람; 돛단배의 돛을 낚아채듯 불어 배를 움직이게 하는 바람
왜 바람; 일정한 방향 없이 이리저리 부는 바람
용수 바람; 용수철 모양으로 뱅뱅 돌면서 하늘로 치솟는 바람(=토네이도)
웃바람; 겨울에 방 천장이나 벽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피죽바람; 모내기철에 아침에는 동풍이 불고 저녁에는 서북풍이 부는 상태

하늬바람; 서풍. 배를 타는 사람들은 '갈바람' 또는 '가수알바람'이라고도 함.
황소바람;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도 대단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회오리바람; 나선상으로 일어나는 공기의 선회 운동으로, 갑자기 한 곳의 기압이 낮아질 때 둘레의 공기가 한꺼번에 모여들어 나사꼴로 빙빙 돌며 올라가는 바람.  = 회리바람
흔들바람; 잎이 많은 작은 나무가 흔들리고, 강물에 잔물결이 일며, 바다가 거의 흰 파도로 덮이게 부는 바람.

 

 

그러니까 색 바람이 슬슬 불다가 왜 바람에 이리저리 온갖 일들이 벌어지다가 서릿바람이 닥치고, 음력 시월 스무날 즈음해서 손돌 바람이 불면 마지막 투표일이 된다는-올해 대선 선거일은 음력 11월 7일이다.-이야기다.

 

바람을 안고 가는 역풍(逆風)도 만만한 존재는 아니다. 순풍(順風)을 맞아야 하는 건 우리 사회인데, 아무리 봐도 이번 선거판에 어느 누구도 역풍의 구도에서는 쉽게 벗어날 듯하지는 않다. 그걸 누가 잘 조절하느냐에 승부가 달린 것 같기도 하다. 걱정되는 건 역시 이 ‘매운바람’도 정치판에서는 늘 있는 일인 것처럼 초심을 잊어버리는 정치인들만 무성할까 하는 점이다. 선거 때의 얼굴과 집권하고 난 그 얼굴은 얼마나 달랐는지!

 

이걸 무시한 사람들에게는 누구 할 것 없이 매운 바람이 불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참 갑갑한 것이 그렇게 되면 그 바람이 결국 우리 사회도 시대도 그렇게 만들 것이니 역풍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되는 셈인 점이다. 선택이란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도대체 어떤 바람이 우리 사회에 가장 좋은 영향으로 남을지는 재삼재사 고려하면서 봐야 한다. 바람이 어찌 문제일까마는 대중이 만들 바람이 무엇일지 또 한 번 눈여겨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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