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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신훈 기자 입력 2018.03.22. 19:06

MB, 도곡동 땅·다스 등 취임 전부터 모든 의혹 부인하며 청와대 입성-퇴임 후에도"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강조檢, 다스 실소유주로 결론 짓고 350억원대 횡령 혐의 적용"대통령 당선 무효 사유" 적시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도"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도곡동 땅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제 땅은 아닙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데 그 이상 무슨 표현이 필요합니까."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2007년 8월 16일 '이상은 다스 회장 명의의 서울 도곡동 땅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안으로 22일 검은색 승합차가 들어가자 사진기자들이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자택 앞에선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1인 시위도 이어졌다. 이병주 기자

MB, 도곡동 땅·다스 등 취임 전부터 모든 의혹 부인하며 청와대 입성-퇴임 후에도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강조
檢, 다스 실소유주로 결론 짓고 350억원대 횡령 혐의 적용
“대통령 당선 무효 사유” 적시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도곡동 땅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제 땅은 아닙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데 그 이상 무슨 표현이 필요합니까.”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2007년 8월 16일 ‘이상은 다스 회장 명의의 서울 도곡동 땅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같이 말했다.

이튿날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17대 대선 후보 경선 합동연설회에서도 부르짖었다. “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

이처럼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지분의 종잣돈이 된 서울 도곡동 땅을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나아가 ‘다스는 누구의 것이냐’는 질문에도 “나한테 물을 일이 아니다”라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지난 10여년간 한국 사회를 뒤흔든 질문에 대해 검찰은 정반대의 답변을 내놨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다스와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로 결론지었다. 이 같은 판단 아래 이 전 대통령에게 다스 비자금 339억여원 등 350억원대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미국 소송에 청와대 공무원을 동원하고 삼성전자에 소송비 68억여원도 대납시켰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9일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다스 실소유주 문제는 대통령 당선 무효 사유로 연결되는 국가의 중대 사안”이라고 적시했다.

이 전 대통령은 그간 정직하고 당당하게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2007년 선거 유세 현장에선 “저를 믿으십시오. 제가 어떻게 살아왔습니까. 여러분 제 삶에 대해 어떤 사람이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라고 외쳤다.

청와대에 입성한 후에도 정권의 도덕적 우월성을 자부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1년 9월 30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권은 돈 안 받는 선거를 통해 탄생한 특성을 생각해야 한다”라며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므로 조그마한 허점도 남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퇴임 후에도 이런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2008-2013’(2015)에 “나는 정치자금을 걷지 않았다”며 “내 재산을 사회에 내놓았다. 샐러리맨 생활을 하면서 평생 아껴 쓰며 모은 돈이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정치인과 기업인, 종교인에게 110억원대 뇌물을 수수했다고 영장 청구서에 명시했다. 이 전 대통령과 아내 김윤옥 여사,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등은 인사 청탁 대가로 값비싼 정장과 명품백을 받아 챙겼다. 불법 정치자금을 조직적으로 수금한 혐의로 이상득 전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 MB정부 실세들이 줄지어 검찰에 소환됐다. 이 전 대통령이 대북 공작에 써야 할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7억원을 유용한 사실도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